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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김택근의 노을 노래]손의 자비

문화

by 사용자 HIRITPOST 2019.03.31 15:53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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사람의 손은 서로 껴안기 좋도록 만들어져있다. 서로 맞잡기에, 쓰다듬기에, 손뼉치기에 좋게 생겼다. 달라이라마는 인간의 손에 자비가 스며 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.

남녘에서 꽃소식이 올라오고 있다. 아지랑이처럼 고향 생각이 피어오른다. 이 산 저 산에서 새소리가 마을로 떨어지면 집마다 겨울 외투를 벗는다. 무채색 대지도 일어나 남녘에서 서성거리는 바람을 부른다. 농부들은 그 땅에 힘을 풀어놓는다. 대지와 교감하는 일손은 얼마나 위대한가.

 

일러스트/김상민 


화사한 봄볕에 농부의 일손을 비춰보면 투박하고 못생겼다. 그러나 그 일손만이 봄을 끌어당길 수 있다. 부모의 거친 손을 잡아본 자식들은 가슴이 저렸을 것이다. 손바닥은 갈라져 손금이 보이지 않는다. 농부의 손은 아집이나 오만이 지워져서 지문마저 같아졌다. 모두 그 손이 그 손이다. 그 손으로 농사를 지엇고, 그 손으로 음식을 만들어 자식들을 키웠다. 손이 거칠수록 최선을 다했음을 말해준다. 그 안에는 어떤 삿된 것도 들어 있지 않다. 

모든 것들은 손에서 완성된다. 농사는 물론이요 사랑도 혁명도 손 안에 있다. 또 손에서는 맛, 멋, 향 등이 빚어지며 피어난다. 시작이 머리라면 그 끝은 손이다. 숨이 끊어진 사람은 맨 먼저 손이 풀어진다. 목숨까지도 손이 쥐고 있음이다. 

상대가 손을 잡을 때면 그 감동이 전해진다. 사랑하면 사랑이, 고마우면 고마움이, 존경하면 존경심이 전해진다. 손은 그래서 거짓말을 하지 않는다. 

<김택근 시인·작가>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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